(사)한국아웃소싱기업협회 > 뉴스 > 2020년 소비 트렌드 키워드…‘세분화’, ‘양면성’, ‘성장’

2020년은 비전(vision)의 연도다. 새로운 천 년을 맞고 나서 두 번의 10년이 지나는 해이기도 하고, 2와 0이 2번 반복되는 운율도 멋지다. 그래서인지 ‘비전 2020’이라고 적힌 현판을 로비에 걸어놓은 회사가 많다. 2020년 비전의 해를 맞이하면서 관찰되는 소비 트렌드 변화의 세 축은 ‘세분화’, ‘양면성’, 그리고 ‘성장’이다.
첫 번째 흐름은 세분화되는 소비자다. “아마존은 0.1명 규모로 세그먼트를 한다.” 안드레아스 와이겐드가 「포스트 프라이버시 경제」라는 책에서 했던 말이다. “100명의 고객이 있다면, 100개의 시장이 있다”는 말에 비유하자면 이제는 100명의 고객이 있다면, 1천개의 시장이 있다는 말과 같다. 현대의 소비자는 항상 일관된 구매자가 아니라 상황따라 맥락따라 취향과 선호를 바꾸는 다면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특화’가 생존의 조건이 됐다. 촘촘한 그물로 되도록 많은 소비자를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매력적인 미끼를 매단 낚싯대로 소비자 한 사람의 한 순간을 잡는 것이 중요해졌다. 또한 소비자들은 한 물건을 오래 소유하기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순간순간 느껴보고 싶어 한다. 음악을 다운로드하지 않고 스트리밍하듯 모든 제품을 단기로 렌털하거나 구독한다. 이러한 변화는 필연적으로 소비자의 생활을 세분화시켜 그 ‘스트리밍’의 순간을 찾도록 만든다. 세분화가 가능해지는 기술이 발달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다양한 데이터와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만들어가는 맥락지향적 개인화 기술인 ‘초개인화 기술’이 생활 속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두 번째 흐름으로, 현대 소비자는 양면적이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소비자의 삶이 세분화되면, 그 쪼개지는 자아가 ‘그때그때 달라지기’ 때문이다. 오래 즐기면서 하고 싶은 일이 있고, 빨리 끝내고 싶은 일이 있다. 그렇다면 선택은 하나다. 귀찮은 일에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소중한 나의 경험을 위해 투자할 시간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편리성이 프리미엄으로 작용하는 ‘편리미엄’ 트렌드는 현대인의 양면적 라이프스타일에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현상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나 기업을 수동적으로 추종하는 반면 애정 어린 간섭과 참견을 마다하지 않는 능동적인 소비자도 늘어난다. 이러한 수동－능동의 양면성을 보여주는 소비자를 ‘팬슈머’라고 한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갑자기 화려한 주목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드러나지 않게 가장 큰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5060 세대다. 그들은 전통적인 사회에서 성장하면서 아날로그적인 취향을 교육받았지만 최근 등장하는 디지털 매체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면서 소비와 삶의 사고방식마저 매우 자유로워졌다. 이들은 전통과 혁신의 양면성을 함께 보여주는 소비 세대다.
마지막으로, 최근 변화 중에서 가장 주목할 현상이 ‘성장’과 관련한 욕망이다. 길어진 인생을 스스로 매니지하며 성장시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대폭 늘었다. 특히 직장 생활을 시작한 밀레니얼 세대가 주축이 돼 만들어가는 ‘업글인간’ 트렌드는 엄청난 시장을 만들어내고 있다. 개인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사회의 가치관도 변한다. 최근엔 ‘공정’에 대한 갈망이 높아지고 있다. 경쟁이 일상화된 젊은 세대는 단순한 평등이 아니라 “경기의 규칙이 공정한가?”에 극도로 민감하다. 공정 세대의 비중이 높아질수록 우리 사회의 모습도 크게 변화해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