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일수록 기업들이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R&D)투자와 연구조직 및 연구인력 확대 등을 통한 핵심기술 확보에 나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회(회장 허영섭)가 기업연구소를 보유한 504개 회사를 대상으로 경제불황기에 연구개발 실태를 조사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29일 발표했다.

지금과 같은 불황기에서 R&D부분의 가장 큰 환경변화로 응답기업의 절반이 넘는 56.2%(283개사)가 `가격경쟁력 심화에 따른 핵심기술 확보 주문`을 꼽았고, 다음으로 `경영층의 자금절감 및 개발기간 단축요구` `비용절감을 위한 아웃소싱의 확대` `국가연구개발사업 등 외부사업 비중 확대` 등으로 나타났다.

또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전년 대비 22.1% 급감하는 등 외환위기 상황보다 열악하지만, R&D투자는 지난해보다 증가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이 많았다. 실제로 지난해보다 R&D투자규모가 늘어난 기업은 38.5%(194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기업은 48.6%(245개)로 나타났다.

한편 불황으로 인해 R&D자금을 외부로부터 조달하려는 경향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회사의 22%인 111개사가 기업 R&D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하려는 비중이 지난해보다 늘었다고 답했다. 또 외부자금조달 방법으로는 정부부처 과제자금이 55.3%로 가장 많았고, 은행.기술보증.신용보증 등 융자자금이 32.9%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지원자금의 성격.소재 등 정보부족과 조달자금의 차입절차 번거로움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는 2008년 말 기업연구소를 보유한 1만6076개 기업을 대상으로 산출한 대기업 71개, 중소기업 236개, 벤처기업 197개 등 표본기업 504개사를 대상으로 했으며 신뢰수준은 95%로 허용오차는 ±5%포인트다.

조사연구팀 오승룡 책임연구원은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4.3% 감소했고, 교역변화를 반영한 실질 국내총소득(GDI)도 전년 대비 4.6% 감소하는 등 전반적 경기침체의 여파로 기업환경은 열악한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을 극복하려고 기업들도 R&D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정부차원의 조세, 금융, 인력지원 등이 뒷받침된다면 경기회복은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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