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상이 트위터 마케팅으로 성공?
2008년 9월 로스엔젤레스에 거주한, 당시 38세 재미교포 요리사 로이 최(Roy Choi). 그는 경제 위기 여파로 실직을 하게 되었고 얼마간 일 없이 지내다 보니 주머니 사정이 말이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과거 직장 동료와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어려운 상황을 타개할만한 아이디어를 얻게 되었다. 멕시칸 음식인 타코에 한식을 접목시켜 이동식 트럭식당에서 팔면 어떻겠냐는 아이디어였다. 처음엔 별로 내키지 않는 듯 했으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괜찮은 아이디어 같아 보였다. 곧 몇 명의 동업자를 구한 후 메뉴를 개발하고 장비와 트럭을 구입해 개조했다. 그러고 나서 그 해 11월에 탄생한 것이 바로 Kogi BBQ였다. 미국사람들이 좋아하는 멕시칸 타코에 한국식 갈비와 불고기를 넣어 길거리 즉석 음식으로 2~7달러에 파는 것이었다.

Kogi BBQ, 막상 시작은 했는데 어떻게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까가 고민거리였다. 로이와 동업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 낸 것은 트위터를 홍보 도구로 적극 활용하는 것이었다. Kogi BBQ의 메인 타겟 고객을 생각해보니 젊은이들과 바쁜 직장인들이라는 결론이 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존 이동식 식당들의 공통된 고민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같은 장소에 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꾸 옮겨 다니면 고객들이 언제 어디에 트럭이 있는지 알 수 없어서 아예 트럭을 찾지 않게 된다. 그래서 한 장소에 꾸준히 자리잡고 있어야 고객들이 찾아 오게 된다. 하지만, 한 장소에만 있게 되면 많은 고객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 트럭으로부터 몇 분 안에 올 수 있는 지역에 있거나 그곳을 지나가는 사람들만이 가망고객이 되기 때문이다. 옮겨 다닐 수도 없고 그렇다고 주구장창 한 장소에만 있을 수도 없는 노릇, 그야말로 딜레마다.

그런데 트위터가 이러한 이동식 식당의 딜레마를 극복하게 해 주었다. Kogi BBQ 는 트럭의 스케쥴과 위치를 트위터로 미리 공지한 것이다. 그러자 싸고 맛있는 즉석 코리안 타코를 먹으려는 사람들이 예정된 시간과 장소에 먼저 와서 기다리기 시작했다. Kogi BBQ 트럭은 손님을 기다릴 필요도 없고 정해진 장소에 도착하자 마자 곧바로 매상을 올릴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여러 장소를 옮겨 다닐 수 있게 됨으로써 보다 넓은 지역에서 보다 많은 고객들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얼마 안가 Kogi BBQ에 대한 입소문은 트위터를 통해 마른 풀에 불 붙인 것처럼 빠르게 번져나가게 되었고 Kogi BBQ는 하루 아침에 성공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잡게 되었다.

자, 기존 트럭 장사와 비교를 해보자. 아파트 단지에 야채 트럭이 들어오면 판매원이 한참 매거폰이나 스피커로 소리쳐 대야 슬슬 한 두 사람씩 모여들기 시작하는 게 기존 영업 모습이었다. 반면 Kogi BBQ는 트위터로 인해 더 빨리 더 많은 사람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시간낭비도 없애고 매출도 극대화 할 수 있게 되었다. 창업 후 불과 1년 6개월 만에 이동식 트럭이 4대로 늘어났고 식당도 한 곳 열게 되었다. 트럭 한 대에 하루 저녁 평균 400여 명의 고객이 몰려들었다. Kogi BBQ는 트위터로 들어오는 고객들의 실시간 반응과 피드백을 활용해서 끊임없이 메뉴 개발을 했고 그 결과 매출은 지금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처럼 트위터를 활용한 마케팅은 Kogi BBQ와 같은 노점상에게도 효율을 극대화시켜 주었다.  기업들은 어떻게 하면 이런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인가. 트위터 마케팅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명심해야 할 4계명을 풀어내본다.

제 1계명. 트위터로 고객과 시장에 대해 학습하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6월호에 소개된 자료에 따르면 애플이 아이패드를 론칭한 올 4월 첫 째 주말 이틀 동안에 트위터 사용자들이 포스팅한 아이패드 관련 메시지가 50만 개가 넘었다고 한다. 이 중 18%는 긍정적인 내용이었고 8%는 부정적인 견해였으며 13%는 스팸으로 분류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애플 사나 혹은 애플의 경쟁사는 고객의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주는 이러한 수치와 데이터를 마케팅 전략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우선, 데이터 분석 결과, 일부 전문가들이 우려했던 바와는 달리 킨들(Kindle: Amazon.com의 e-Book reader) 사용자나 랩탑 사용자들이 아이패드를 이들 제품의 대체품이나 경쟁제품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됐다. 따라서 이 분석결과는 아이패드가 킨들, 랩탑 등에 대해 어떻게 제품 포지셔닝을 취할지 전략 수립에 큰 도움이 되는 정보이다. 또한, 키보드나 타이핑이라는 단어가 거론된 트위트들을 집중 분석함으로써 애플은 아이패드 키보드 기능의 사용 편의성에 대한 고객들의 초기 반응을 확인할 수 있고 이를 차세대 제품개발에 중요한 자료로 사용할 수 있다. 흥미로운 사실 하나는 아이패드 관련 트위트에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케이스(case)였다고 한다. 비교적 비싼 아이패드를 보호하기 위한 케이스에 대한 시장의 수요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발 빠른 중소기업이라면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아이패드 케이스 시장을 공략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듯 트위터 데이터를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함으로써 제품 론칭 직후의 시장과 고객의 초기 반응을 파악하여 추후 마케팅과 제품개발 전략에 반영할 수 있다. 더군다나 트위터 데이터는 모두에게 공개되는 것이므로 비단 자사에 관련된 데이터뿐 아니라 경쟁사에 관련된 데이터도 쉽게 확보할 수 있다. 과거의 전통적인 고객 설문 조사나 포커스 그룹 스터디 등과 비교할 때 데이터의 분량과 신속성에 있어서 트위터는 훨씬 이점이 크다.

트위터를 통한 정보력은 비단 비즈니스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미 국회 연구서비스 기관의 올 2월 보고서에 따르면 상하원 의원의 40% 정도가 트위터 사용자로 등록돼 있다. 의원들은 청문회나 정기회의 등에서 트위터를 통해 지역구 주민들에게 자신의 정책을 밝힐 뿐만 아니라 자신의 발언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또 지역구 주민들이 트위터로 보내온 질문들을 선별하여 질문 리스트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의원들은 자신들의 고객이라고 할 수 있는 지역구 주민의 기대와 요구 사항을 끊임없이 트위터를 통해 접수하고 있는 것이다.

제 2계명. 고객을 가랑비에 젖게 하라
고객이 당신의 기업과 제품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을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인식의 변화를 구매로 연결시키는 것은 더더욱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가랑비에 옷 젓는다는 속담을 떠올려 보자. 매일 조금씩 조금씩 고객들에게 다가가면 고객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다. 트위터 마케팅 전략의 핵심이 바로 이 ‘가랑비 마케팅’이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하루 평균 5~7개의 트위트를 포스팅한다. 홀푸드(Whole Foods)는 하루 평균 3~4개의 트위트를 포스팅하는데 그치지만 고객들이 올린 트위트에 하루 70~100개의 답글을 포스팅한다. 노골적으로 말하면 기업은 트위터 마케팅, 즉 고객과의 짧지만 잦은 접촉을 통해 고객을 중독시키는 것이다. 좀 다른 얘기이지만, 매일 트위터 문자로 데이트를 청하는 남자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여자는 처음에는 그 남자에게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계속 날아드는 트위트에 자신도 모르게 중독이 돼 어느 날 갑자기 트위트가 끊어지면 왠지 궁금해지고 없던 관심이 생겨난다. 여자는 남자의 가랑비 전략에 걸려든(?) 것이다.

최근 트위터 사용자가 늘면서 생겨난 유머도 ‘가랑비의 중독성’을 시사한다. 내용인 즉슨,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푹 빠진 남편이 집에서도 내내 이들을 끼고 다니니까 못마땅한 아내가 한마디 했단다. “당신 먼저 죽으면 아이폰과 아이패드 같이 묻어 줄게”. 그러자 남편은 “응 고마워. 그런데 기왕이면 묘자리를 와이파이 잡히는 곳으로 해줄래?”라고 말했다고 한다.

우리 기업과 제품에 중독된 ‘다이하드 고객’이 얼마나 있는가 스스로 물어보자. 별로 없다면 당장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기업들은 트위터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방법과 전략에 대해 진지하고 체계적인 연구를 해야 한다. 트위터 마케팅의 잠재력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의할 것이 있다. 소비자들은 점점 기업이 운용하는 트위터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잘못 사용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는 리스크가 있다. 리스크를 없애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점들을 더 짚어보자.

제 3계명. 잡상인이 되지 말고 믿을만한 이웃이 되라
이것저것 바빠 죽겠는데 잡상인이 자꾸 찾아와서 귀찮게 졸라댄다면?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트위터 마케팅도 마찬가지다. 기업이 지나치게 노골적으로 그것도 상업적으로만 접근하면 고객들은 등을 돌리게 된다. 트위터에서 등 돌리기는 클릭 한번으로 끝나는, 너무나 쉬운 일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답은 단순하다. 잡상인처럼 행동하지 말고 고객의 믿을만한 정보제공자 역할을 하면 된다.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뿐만 아니라 관련 분야의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여 주면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유용한 존재가 될 수 있다. 당신 기업의 트위트가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는지(informative), 가치가 있는지(valuable), 그리고 재미있는지(entertaining) 평가해 보라. 일단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게 되면 마케팅 효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구글의 트위트 포스팅을 들여다 보자(twitter.com/Google). 구글 제품에 대한 직접적인 광고도 물론 있지만, 간접적인 방법으로 고객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유튜브에 포스팅된 흥미있는 비디오를 소개한다든지, 월드컵과 관련된 구글 검색 키워드의 재미있는 패턴과 통계자료를 소개한다든지, 아프리카 지역에 구글 직원 채용 계획이 있다는 것을 공지한다든지 하는 식이다.

식료품 체인 홀푸드(twitter.com/WholeFoods)는 트위터를 통해서 식생활 정보, 조리법, 계절별 유용한 음식 조언 등을 트위트하여 180만 명의 팔로어를 확보하고 있다. 고객의 흥미와 관심을 유발하며 유용하고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고객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트위터라는 글로벌 채팅룸에서 기업은 잡상인이 아니라 좋은 이웃, 좋은 친구, 믿을 만한 정보 제공자와 조언자로서 고객의 총체적인 삶의 경험을 향상시키는 크고 고상한 목표를 가지고 고객에게 다가가야 한다.

제 4계명. 투자 없이 효과 기대하는 도둑놈 심보 버려라
트위터는 무료 소프트웨어라 마케팅 비용이 별로 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물론 전통적인 마케팅 방법에 비해 저비용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당신 기업의 트위터를 따라다니는 팔로어들의 수가 많아지기 시작하면 그들의 코멘트나 피드백을 일일이 실시간으로 모니터하고 응답하는 것이 간단한 일은 아니다. 소셜미디어의 컨텐츠를 담당하는 전담 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미국의 연방 정부기관에서는 지금 불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소셜미디어 담당 직원들을 대거 충원하고 있다. 혁신적 디지털 경영으로 각광 받고 있는 의료보험 및 의료서비스 회사인 카이저 퍼머넨테(www.kp.org)에는 소셜미디어 컨텐츠 전담 인원이 40명에 이른다고 한다. 또 한가지 주의할 점은 트위터 마케팅과 기존 전통적 마케팅 채널의 일관성 유지이다. 마케팅 프로세스를 통합하여 트위터 마케팅으로 인해 고객과 직원을 혼동시키는 역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트위터 마케팅 전담 인력과 기존 마케팅과의 효율적 통합 프로세스 없이는 고객과 효과적이고 신속한 트위터 ‘소통’에 절대 참여할 수 없다.

이제 CEO는 Chief Engagement Officer의 역할을 해야 한다. 고객을 기업의 마케팅에 참여(engage)시키는 전략의 총 책임자 역할을 해야 한다. 소셜미디어 마케팅 전담인력의 고용과 교육을 강화하고 필요한 시스템과 비즈니스 프로세스 통합을 위한 투자를 해야 한다. 이러한 투자 없이 트위터 마케팅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과거 산업시대에 TQM(Total Quality Management)이 경영의 모토였다면 이제는 고객을 기업의 모든 활동에 깊이 참여시키는 TEM(Total Engagement Management)이 새로운 모토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동식 트럭식당인 Kogi BBQ의 트위터 팔로어가 6만 5000명이 넘는데 훨씬 더 큰 레스토랑 체인인 맥도날드의 팔로어는 3만 3000명, KFC의 팔로어는 1만 5000명 밖에 되지 않는다. 트위터 마케팅 전략의 효과성에 따라 작은 기업이 대기업을 능가할 수 있는 것이 트위터의 세계인 것이다. 작은 기업에게 트위터는 무한한 가능성이며 대기업에게는 만만치 않은 도전이 될 수도 있다.

[사례로 배우는 IT리더십]을 이어갈 이관후는...
서울대 산업공학과 학사와 석사를 거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에서 비즈니스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 업무를 5년간 한 후 미국 미네소타 대학에서 경영정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워싱턴 소재 아메리칸 대학 경영대 부교수 및 연구소(Center for IT and Global Economy)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분야는 소셜미디어, 오픈 이노베이션, CIO리더십, 프로젝트 관리, 정보시스템 개발 프로세스 등이다. 지난 10여 년간 3M, 노스웨스트 항공, 메리어트 호텔, 화이자, 프레디맥, GM, 세계은행, 딜로이 컨설팅, IBM, 연방보건복지부, 감사원, 연방국토안보국, IRS 등 미국의 주요 기업과 정부기관의 CIO들과 산학협동 연구 및 포럼을 진행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