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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M: 아발론 교육이 어떻게 4만 8000명의 초, 중학교 학생과 그들의 학부모가 선택한 지금의 위치에 오르게 되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 시장은 사실 레드오션인데요, 어떻게 아발론 교육이 이렇게 성공하게 됐는지, 김대표님만의 특별한 노하우가 있었을까요.
김명기 아발론교육 대표(이하 김명기): 최단기간에 고객이 원하는 결과를 드리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특목고 입시라든가, 영어 토플시험이 중요했던 시기에 고객이 원하는 결과를 최단기간에 내주었기 때문에 학부모님들께서 많이 선택해주셨습니다.

또 아발론을 운영하면서 돌이켜보면, 제가 남들과 많이 차별화 됐던 부분은 ‘차력’을 썼다는 겁니다. 빌릴’차’ 자에 힘‘력’. 즉, 힘을 빌려서 썼다는 겁니다. 제가 사실 영어전공자도 해외 유학파도 아니고, 내 힘만 쓰면 크게는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힘을 빌려 쓰려고 노력했고, 힘을 쓰기 위해서는 그들의 마음을 얻는 전략을 구사했습니다.

IGM: 차력, 대표님이 생각하는 마음을 얻는 전략은 어떤 것인가요.
김명기: 사람들에게 “야 힘 좀 빌려줘” 하면 누가 빌려줍니까? 그렇지 않죠. 내가 출근을 해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일을 하다가 누가 봐도 열심히 하고 있는 그 때, 두 손에 뭐 들고 있으면서 “야 손 좀 빌려줘” 하면 손을 빌려주는 것입니다. 내가 아무것도 안하고 있으면서 “손 좀 빌려줘”하면 “니 손은 없냐?” 그렇게 되죠. 그것이 핵심입니다.

그러니깐 힘을 빌리는 과정은 아까 이야기 했듯이 내가 먼저 남들이 수긍할 수 있는, 즉 인정할 수밖에 없는 그 단계까지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나서 이루어집니다. “저 사람이라면 내가 도와주는 것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생각이 들게 해야죠.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차력을 쓰겠다고 해서 힘을 빌리러 간다고 안 된다는 거죠.

주변사람들의 ‘자발적 추종’이 극대화 된 겁니다. 한 예로 한 때 급여가 6개월씩 밀려도 아무도 안 나가고, IMF때 1억8400만 원을 23명이 빌려 줬습니다. ‘저 사람이면 성공할 수 있어. 저 사람이라면 돈을 못 받아도 돼’ 그것이 쌓여서 무한 신뢰의 결과로 이어진 겁니다.

IGM: 사업을 하면서 어려웠던 시기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때였나요?
김명기: 초창기 시작할 때죠. 97년 12월에 창립할 때에 제 돈 500만 원이 있었고, 제가 사업한다고 하니깐 주변사람들, 친구들한테 전화가 왔어요. “야, 너 회사 그만두고 뭐 한다며? 근데 왜 전화 안 했어?” “왜?” “돈 필요하지 않냐?” “필요해” “계좌번호 불러”

그래서 불러줬더니 2000만 원이 입급돼 있었습니다. ‘내가 3년 동안 모은 거 2000만 원 있다. 갔다가 써라.’ 그런 식으로 주변사람들이 모아준 돈이 5000만이었어요. 제돈 500만 원에 남들이 4500만 원 모아준 거죠. 그런데 시작하자마자 2주 만에 그 돈이 바닥났어요. 왜냐하면 제가 이쪽에 비경험자고, 학원에서 학생을 데리고 나와서 차린 것도 아니었고, 돈도 없으니깐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못했고, 주변에 교육을 잘 할 수 있는 전문가들도 없었어요. 경험도 없고 돈도 없고 전문가도 없었죠. 그러니깐 계속 힘든 거죠.

2주 만에 돈이 바닥나고 그 달에 IMF가 터졌는데 그러다 보니 고객들이 심리적으로 너무 위축이 됐어요. 고객들이 불안하니깐 돈을 안 쓰고, 교육도 중단하고 한 마디로 찬바람이 불었던 거죠. 가장들이 일자리를 잃었던 시기적 상황과 제가 근본적으로 갖지 않은 자본과 경험, 사람 때문에 힘들었죠.

IGM: 그 어려운 시기에 대표님께서 말씀하신 가치가 빛을 발휘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김명기: 네, 뛰어넘을 수 있던 계기는 이야기 했다시피, ‘자발적 추종’ 이었습니다. 그 때 당시 내부적으로는 저에 대한 ‘무한신뢰’가 있었습니다. 우리가 급여가 밀리고, 직원 중에 사람이 괜찮다는 걸 다른 학원에서 알고,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와도 그 직원들이 안 떠났습니다. “저 사람이라면 끝까지 함께 가겠다”는 신뢰가 극대화돼서 추종이 가능했다는 것이죠. 그 신뢰가 그 시간을 견디게 해주는 힘이었습니다.

그 다음에 사업적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계기는 변화에 대한 인식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보통 어떤 변화가 올 때 그 변화에 대해서 아전인수 격 해석을 하고 좋게 흘러가기를 기대하지만 정작 아무런 행동은 취하지 않습니다. 변화를 감지하면 액션을 바꾸어야 합니다.

사업 초창기에 영어, 중국어, 일본어, 한문을 가르쳤었는데, 제가 변화를 본거예요. 2002년도 고교평준화가 미리 알려져 있었고, 고교평준화라는 제도로 무슨 일이 일어날까를 알았죠. 그것은 결과적으로 특목고 시장의 등장이었어요. 변화를 해야 했습니다. 2001년도에 자리를 좀 잡아서 600명이 넘는 학생이 있었는데 기존에 잘 나가던 중국어, 일본어, 한문, 고등부 영어, 성인 영어, 초등 저학년 영어 다 폐강하고 초등학교4학년에서 중3전문화 과정만 남겼습니다. 그랬더니 150명만 남았어요. 직원들 입장에서는 이게 얼마나 어리석어요. 지금 어느 정도 겨우 유지가 돼서 급여가 안 밀리는데, 전부 다 폐강시키고 새롭게 하니까 또 돈 빌리러 가는 거죠.

리더가 먼저 변화를 봐야 되고 그 변화에 대해서 준비를 해야 됩니다. 마치 높은 정상에서 리더가 비구름이 몰려온다는 것을 감지를 하고 내려와서, 이 분지에서 맑은 하늘을 보고 여유롭게 있는 직원들한테 비바람이 몰려오니깐 대책을 세우자 말하는 거죠. 그런데 직원들은 무슨 소리냐? 지금 맑지 않느냐 하고 저항을 합니다. 그걸 어떻게 설득해서 그들을 끌고 가느냐는 리더의 몫입니다.

IGM: 변화는 어떻게 감지하셨나요?
김명기: 그때 당시 밖에서 사람을 만나고 다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철저하게 책 보고 신문 보고 잡지를 보면서 정보와 변화를 읽었고, 그를 좇아가는 형태로 기회를 잡았던 거죠.

IGM: 대표님이 말씀하시는 성공의 비결인 차력, 다른 사람의 힘을 빌려서 성공을 해보겠다 결심하셨는데요, 한문교육학과를 나온 분이 왜 하필이면 영어교육이었습니까?
김명기: 서당에서 사서삼경을 배우다 가정형편 때문에 어렵게 들어간 대학교. 원래는 교수가 되는 게 목표였습니다. 대학원을 가기 위해서 영어공부를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영어를 하는 과정에서 제가 한문 공부하던 방식을 그대로 적용했는데, 굉장히 성공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당시 영어 토플 600점 정도로 영어를 어느 정도 하게 됐는데 문득 더 넓은 길로 가자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한문교육과는 수석을 하더라도 갈 수 있는 진로가 굉장히 제한돼 있었는데, 영어를 하게 되니 너무나 넓은 길이 있었습니다. 다양한 선택이 있었던 거죠. 그래서 좀 더 넓은 길로 가자고 마음먹고 무역회사로 들어갔었고, 무역회사에서 나름대로 전설의 사원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즐겁지가 않았어요. 일도 정말로 열심히 했고, 성과도 냈지만, 어느 날 문득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밤새서 해도 즐거운 그 어떤 일을 해보자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돌이켜보니 제가 남들을 동기부여 시키는 일에 굉장히 자신이 있었고, 많은 성과를 냈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해서 학생들의 삶에 공헌을 하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 때 제가 생각했던 ‘천지인’ 사상에 맞았던 것이 외국어학원 사업이었습니다.

IGM: 꿈이 생기신 거군요. 그런데 ‘천지인’ 사상이라는 것은 무엇 입니까.
김명기: 중국 비즈니스맨들이 많이 이야기하는 사상인데요, 항상 사업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천시, 그러니깐 때에 맞는, 시대에 맞는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정비소 같은 사업(이 분야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분야보다 바이오라던가, Anti-Aging이라던가, 또는 IT같은 분야가 시대에 맞죠. 그 시대에 맞는, 즉 천시에 맞는 사업을 하라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 ‘지’는 지리적 이점, 목이 중요하죠. 그래서 저는 사업을 시작할 당시 천시에 맞는 것이 글로벌 환경에서 외국어교육이라고 생각했고, 지리적으로는 경기 남부가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때 분당이 자리를 잡았었고, 조금 있으면 경부고속도로 선상으로 확산될 거라고 봤기 때문이죠.

세 번째가 ‘인’ 즉, 인화죠. 인화는 사람의 힘을 빌리는 것입니다. 시대에 맞는 영어 교육 비즈니스를 가장 확장성이 좋은 지역인 분당에서 사람의 힘을 빌려서 하려고 마음을 먹은 거죠. 그 3가지가 맞아 떨어져서 오늘까지 왔다고 보면 됩니다.

IGM: 자발적 추종, 즉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김명기: 언행일치가 안 되면 아무도 안 따라요. 앞에서는 따르지만 뒤에서는 배반합니다. 면종복배 하죠. 그래서 주변사람들, 최측근에 있는 주변사람들이 진심으로 믿고 따를 수 있어야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거예요. 비서한테, 기사한테 존경 받지 못하면 사실은 전부다 통하지 않죠.

산업노동자는 그들의 지적 수준이 경영자의 수준에 많이 못 미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데 우리 선생님이나 직원들이 전부다 학벌, 언어 면에서 전부다 저보다 우위에 있어요. 그런 사람들한테 내가 지식적 우위를 가지고 어떻게 끌어갈 수도 없구요. 그렇죠? 그러면 저는 여전히 학습인이 되어서 학습을 해야죠.

대화를 할 때 ‘나 옛날에는…’ 소리를 절대 하지 않아요. 그 소리는 절대 안돼요. 항상 하는 이야기가 “야 내가 어디에서 무엇을 배우고 있는데, 또는 누구로부터 강의를 들었는데, 내가 무슨 책을 읽었는데 이렇다더라” 하는 거죠. 그러면 직원들은 “아 저분이 하는 애기들이 일리가 있고 실제로 맞다” 이러면서 따르는 거예요. 그런데 지금 어떤 이론 하나를 배워서 전달을 하면 안 됩니다. 말이 통하려면 믿을 ‘신’ 자, 의뢰할 ‘뢰’ 자를 기억하며 믿고 맡기는 단계까지 가야 돼요. 또, 회사 이득과 개인의 이득이 상충되면 항상 포기해요. 리더의 이익과 부하직원의 이득이 상충되면 항상 리더가 포기해야 합니다. 그런 것들이 계속 쌓였을 때 신뢰가 되는 거죠.

IGM: 자기 이익과 부하직원의 이익이 상충됐는데 해결한 예가 있다면요?
김명기: 수강료 들어오면 현금으로 급여를 줬었던 때에요. 그런데 어느 날 다른 학원에서 어떤 선생님이 교통사고가 났는데, 보상이 안 되는 거예요. 왜냐면 급여 근거가 없기 때문이었죠. 그래서 우리가 급여신고를 하자 했더니, 세금이나 4대 보험료를 떼니 직원들이 수입이 줄어들잖아요. 그래서 제가 수익을 줄이지 않는 방법으로 그걸 보존하면서 급여를 더 높여버렸어요.  개인 사업자 시절에 그 약속을 하는 바람에 또 두 번 돈 빌리러 다니는 신세가 되었지요.

사람들은 학생 많다면서 왜 돈이 없느냐고 계속 그랬죠. 그래서 심지어는 도박하냐고 묻더라고요. 그런데 그런 행동을 통해서 직원들이 급여를 밀려도 “아 저 사람은 사채를 빌려서라도 급여를 주시는 분이다, 그런데 사채도 못 빌릴 때 급여가 밀리는구나” 하고 알아요.

저의 그런 행동들이 당장은 손해가 오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직원들의 삶에 공헌하겠다는 그 정신이 직원들에게 전달됩니다. 그런데 직원들도 학생에게 하는 것이 똑같았어요. 당시 저희 학원은 토요일에 수업이 없었는데,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싶어하면 토요일에도 선생들이 급여도 안 받고 나와서 계속 가르쳐요. 지금 당장에는 손해잖아요. 그런데 그것을 직원들이 했다는 거죠. 그러니깐 지금 눈앞에 손해가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사장이 중요시 여기는 가치에 따라 행동 했다는 거죠. 가치에 따른 행동을 저도 행했고, 우리 직원들도 행한 것입니다.

IGM: 대표님의 가치가 직원들에게 자연스럽게 전파가 된 것이네요?
김명기: 모두 다 저의 행동을 지켜볼 수 있었기 때문에 진짜로 자발적 출근이 이뤄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나 쉽게 목표점으로 갔던 거고요. 당시 우리가 특정한 비전을 설정하지는 않았지만요. 처음에는 당연히 분당1등이었어요. 그 다음엔 전국1등이었죠. 그 목표를 아무도 표현하지 않았지만요.

IGM: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가진 국제적 인재를 양성하자’라는 대표님의 비전은 어떻게 설정하게 되신 건가요?
김명기: 비전은 시선의 문제에요. 지금 제 시선에 내가 들어와 있다면, 저는 이미 목표를 달성했어요. 하지만 제 시선에는 우리 신입사원들이 있습니다. 신입사원교육이 3개월마다 있는데, 그때마다 무한책임을 느껴요. ‘저 신입사원이 정년퇴임 할 때까지 회사가 살아있어야 할텐데’ 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가져요.

그러면, 결과적으로 어떻게 해야 되나요? 그 신입사원이 살아남아서 앞으로 40년 동안 이 회사가 유지되려면 회사의 크고 원대한 목표가 서야 된다는 거죠. 근시일의 목표가 아니라, 그래서 그들이 꿈꿀 수 있도록 하는 행위예요.

‘우리 아발론이 지구의 언어를 영어로 통일시키겠다’는 이야기는 최근 했던 이야기예요. 우리가 지구의 언어를 영어로 통일시키는데 100년은 걸릴 것이다. 그럼 우리직원들은 100년 동안에 영어로 통일시키는데 자기 역할도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거죠. 그래서 실질적으로 그 과정을 해 가는데, 장기적으로 100년 내에 도달하지만, 단기적으로 올해는 이정도 해보자, 10년 내에는 이정도 해보자, 하는 것들이 반복되어 그것이 하나씩 하나씩 도달하는 거죠.

그것이 도모할 기자에, 미칠 극자, ‘기극’ 이라고 하는 거예요. 기업도 도모할 ‘기’자에, 일 ‘업’ 자잖아요. 기업이 일을 도모하듯이 모든 직원들이 목표를 설정해놓고 거기에 도달하는 것이 ‘기극’ 이예요. 그것을 반복시키는 계단을 만들어주는 것이 경영자이고, 그래서 종국에는 이런 목표인데, 단기에는 이렇게 하자고 하는 행위를 설정하는 것이 비전이 되었습니다.

IGM: 결국은 대표님의 비전은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 내 직원을 위한 목표를 주기 위해 설정되셨던 거네요.
김명기: 세종대왕의 시선, 정조의 시선에 백성이 들어왔기 때문에 중신들하고 갈등하면서까지 한글을 창조하고, 혁신정책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이에요. 그 시선에 중신들이 아니라 백성들이 들어왔기 때문에요.

제 시선에는 지금 나와 인연된 사람들의 삶이 들어왔기 때문에 제가 아발론을 하는 거예요. 근데 내 시선에 어느 날 길 가는 모든 백성들이 들어오면 그땐 정치하겠다고 덤비겠죠. 근데 시대가 바뀌어서 기업을 해서도 그들에 삶에 더 공헌할 수 있다면 기업을 하는 것이고요. 지금 내 시선에 들어온 사람들에 삶에 공헌하는 그 차원에서 출발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