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심, 누구나 느끼는 보편적 감정이지만…
사람은 누구나 시기심, 즉 ‘남이 잘되는 것을 샘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갖는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우리는 대개 누군가를 시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를 꺼려한다. 성서에서도 ‘시기’ 때문에 최초의 살인이 일어났다고 하여 죄악시하고 전통적인 유교문화에서도 ‘시기’는 칠거지악의 하나일 정도로 인정하기 힘든 불편한 감정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정의 자체도 그렇고 단어 자체의 뉘앙스도 부정적인 개념인 이 ‘시기심’을 심리학에선 인간의 매우 정열적인 ‘감정’이자 인간을 행동하게 하는 ‘원인’으로 분류한다. 불편한 마음에 자극을 받고 어떤 행동을 취하게 하는 힘이 있다는 것. 또한 사람이 시기심 때문에 지속적으로 행동하게 된다면 이는 하나의 ‘특성’으로 자리잡은 것이라 설명한다.

그렇다면 시기심은 도대체 왜 생기는 것일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사회적 비교”를 통해서 정체성을 형성해가는데, 이때 자연스레 자신보다 우월한 상대에게 부러움을 넘어선 시기의 마음이 생긴다고 한다. 모든 사람이 외모, 성격, 지위, 학벌 등이 천편일률적으로 똑같다면 시기심이 생길래야 생길 수 없겠지만 이는 불가능한 현실. 영국 철학자 데이비드 흄에 따르면 정체성 형성에 ‘사회적 비교’가 핵심인 만큼 시기심이 발생하는 근원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고 한다.

인간의 본성인 시기심, 중요한 것은 시기심 자체가 문제라기 보다 시기심에 대한 우리의 반응이 문제가 된다는 점에 주목해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시기심을 느낄 때 어떤 반응을 보일까? 크게 건설적인 반응과 파괴적인 반응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우선 건설적인 반응은 롤프 하우블이 저서 <시기심>에서 밝힌 시기심에 대한 세 가지의 반응 중 ‘야심’으로 작용하는 측면이다. 상대의 뛰어남에 시기심을 느껴 자극을 받아 ‘야심’을 품고 더욱 분발하는 것은 시기심을 느낀 당사자를 더욱 발전시키는 것으로 시기심에 대한 바람직한 반응이다. 직장 내에서 뛰어난 동료들을 보고 그를 본보기로 삼아 일에 매진하게 되는 경우가 바로 이런 경우.

실제로 국내 취업 포털 사이트 커리어(www.career.co.kr)가 1000 여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무려 80% 이상이 직장 내 라이벌 관계가 필요하고, 이는 경쟁심리 때문에 업무실적이 향상되는 등 업무 성과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응답했다. 즉, 시기심은 필요 이상의 경쟁을 유발하지만 않는다면 조직 전체의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고무적인 결과이다.

그렇다면 시기심에 대한 파괴적인 반응은 무엇일까? 롤프 하우블이 꼽은 나머지 두 가지- ‘우울’과 ‘분노’의 형태로 표출되는 경우이다. 우울감은 당사자가 출세에 대한 희망이 깨지면서 마음속으로 사표를 낸 상태가 되어 자발적인 의욕이나 책임감 없이 해야 할 일만 하게 되는 형태를 띤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시기심을 느끼는 당사자가 본인이 가진 잠재 능력을 다 활용하지도 못하고 위축되는 경우로, 한 명 한 명의 능력이 아쉬운 조직의 입장에선 기회를 상실하는 손실을 입는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시기심이 분노로 표출되어 흔히 보이는 비방과 거리 두기의 행동을 띨 때다. 비방은 성공적인 동료의 성과를 평가 절하하거나 비난하는 것으로 자신의 불편한 심기를 달래기 위해 나타나는 행동이다. 거리 두기는 시기심을 느끼게 하는 상대에게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던지, 혁신적인 아이디어도 무시하거나 협력 자체를 꺼리는 것으로 가까이 있을 때 더욱 시기심이 극대화되기 쉽다. 팀워크를 깨는 전형적인 모습으로 조직의 비효율성을 야기한다. 스탠포드 경영대학 제프리 페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해물 샐러드 뷔페 체인 프레쉬 초이스(Fresh Choice)가 경쟁사 주파(Zoopa)를 인수하기 전과 후의 상대 매니저에 대한 평가가 상이함을 비교하며 직원들의 시기심이 조직에 미치는 해악을 강조했다.

<사례 연구> 해물 샐러드 뷔페 체인 프레쉬 초이스의 직원들은 경쟁사인 주파의 매장을 돌며 매장 운영 등을 살펴보고 매니저를 평가했다. 인수 전 경쟁사 주파의 매니저들에 대한 평가는 ‘창의적이고 신선하며, 에너지가 넘친다’ 란 긍정적인 평가 일색이었다. 그러나 프레쉬 초이스가 주파를 인수한 이후 주파의 매니저들이 동료직원이 되었을 때 그들에 대한 기존 프레쉬 초이스사 직원들의 평가는 확연히 달랐다. ’지쳐 보인다, 대충 일하는 것 같다’ 등의 부정적인 평가뿐이었던 것. 동일한 대상을 두고도  시기심 때문에 평가가 달라졌던 것이다. 결국 주파 출신의 실력 있는 매니저들은 이런 반응들을 못 이기고 곧 회사를 그만두기에 이르렀다. (출처: HBR 4월호 논문 "Envy at Work")

이렇듯 조직 내에서 풀지 못한 시기심은 상대방과 조직을 망친다. 그리고 시기심을 느끼는 당사자도 결국 망친다. 시기의 대상에 생각으로든 행동으로든 가하는 모든 것이 시기심을 느끼는 그 당사자에게 반드시 돌아오기 때문이다. 어떠한 형태로든 조직이 사람을 잃지 않으려면 리더는 반드시 직장 내 시기심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접근해야 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기심을 다룰 수 있을까?

개인적 차원의 시기심 관리
우선, 부하의 시기심을 관리하기 앞서 리더 스스로를 돌아보자. 사실 리더 자신이 시기심을 인정하기란 쉽지가 않다. 모두에게 존경을 받는 자리에 있는 리더에겐 더욱 불편한 사실. 하지만 모른 척 한다고 사라질 시기심이 아니다. 직면하지 않은 시기심은 문제를 더 크게 만든다. 별 거 아니라고 했던 감정이 커져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기 어렵게 되면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 중 하나인 자기 성찰 능력을 잃는 셈이다. 게다가 ‘갈등’의 근원이 그러하듯 시기심도 자신의 콤플렉스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불화로 이어지기 쉽다. 객관적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다룰 수 있어야 하는 리더가 시기심에 빠져 제 역할을 못해낸다면 조직의 입장에선 상당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리더 자신이 먼저 시기심으로부터 자유로운지 점검해보자.

먼저 자신의 시기심이 얼마나 달했는지 알아야 한다. 자신이 종종 비교하게 되는 상대를 떠올려보고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생각해보자. 객관적인 평가를 해주었는지, 칭찬 등의 피드백에 인색하지 않았는지, 자신의 실수에 대해서는 인정했는지 등을 돌이켜보자. 대부분 자신은 시기하고 있지 않다고 애써 무시하거나 자신을 부인하는 데 급급할 수 있을 텐데, 이는 곧 엄청난 시기를 느끼고 있다는 반증이다.

자신이 시기심을 느끼는 동료가 있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시기하는 지 적어보자. 자신이 부러워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함으로써 자신의 부족한 역량을 개발할 수도 있고, 상대 전체에 대한 미움으로 발전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어떻게 리더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되었는지,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돌아보며 자신에 대해 진정한 자부심을 갖자. 자신감을 되찾고 분노의 마음과 불안한 마음을 누그러뜨릴 필요가 있는데, 이때 헛된 자부심은 자신을 과장되게 평가한 것이고 열등감을 속이려는 가면일 뿐이다. 진정 자신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을 때, 즉 자신을 돌아보고 상대가 아닌 자신에게 집중할 때 시기심에서 벗어날 수 있다. 실제로 직원을 평가하기 전에 자신이 이룬 업적을 떠올려보는 간단한 방법으로도 상대의 강점을 객관적으로 보게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출처 – Harvard  Business Review  4월호 논문”Envy at Work”)

관리자로서의 시기심 관리
리더도 사람이기에 일 잘하고 싹싹한 직원이 눈에 들어오기 마련. 그러나 리더의 이러한 생각이 행동으로 드러나면 안 그래도 시기심을 느끼는 직원들의 마음에 불을 지르는 꼴이다. 그렇다고 뛰어난 직원의 승진을 미루거나 성과를 낮게 평가할 수도 없는 법. 리더의 균형적 역할이 더욱 필요한 이유다. 우수한 직원의 성장을 도모해주되 성과 면에서 다소 처지는 직원들까지 자신이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선 반드시 직원들의 시기심을 잘 관리해줄 필요가 있다. 더욱이 시기심은 사람의 감정에 해당하는 부분이라 사소한 행동들에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

1. 다른 성격의 업무를 주어 비교당하지 않게 하자 물론 한 팀이 되게 하여 고생하면서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게 하는 것도 또다른 방법이다. 서로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는 기회를 갖고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면서 시기심을 넘어 동료애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법이다. 이미 시기심에 괴로워하고 있는 직원에게 한 프로젝트 안에서 동일한 성격의 일을 맡긴다면 더욱 이는 한 상대가 시기심을 분명히 느끼고 있고 라이벌 관계로 보기에는 능력의 격차가 심할 때는 통하기 어려운 열등감을 자극하게 되어 상대에 대한 무모한 분노를 표출할 수 있고 원하는 성과를 얻기 쉽지 않다. 2. 튀는 사람을 두드러지게 칭찬하지 마라 팀의 성과를 한 사람의 영광으로 돌리지 마라. 이는 공공의 적을 만드는 리더의 가장 큰 실수이다. 사소한 말 한마디가 직원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할 수 있음을 기억하자. 지나친 공개 칭찬이 오히려 뛰어난 직원에 대한 시기심으로 많은 직원들의 비협조를 이끌어 내게 된다. 3. 1:1 면담시간을 가져라 일에 앞장 서서 나서는 직원이든 그렇지 않은 직원이든 모두가 고르게 리더와 만날 수 있는 시간과 여건을 허락하라. 문제가 있을 때만 대화를 갖는 것이 아니라 리더와의 정기적인 만남을 갖는다면 직원들의 업무를 점검하고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리더가 직원의 변화를 감지해 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특히 간단한 업무 지도를 통해 시기심으로 위축된 직원이 작은 성공들을 이루고 자신감을 되찾게 된다면, 동료에 대한 지나친 피해의식과 시기심에 괴로워하지 않을 수 있게 된다. 바쁜 리더들에겐 쉽지 않은 일이지만 미리 간단하더라도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관계를 형성해 두면 시기심과 같은 감정적인 갈등 문제 역시 신뢰를 바탕으로 도움을 줄 여지가 생긴다. HR 전문 잡지 T+D는 상사와 부하직원의 경우 최소 2주에 한번, 15분씩의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업무 성과로 이어지게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순자는 “질투하는 친구가 있는 선비 주변에는 좋은 친구가 모여들지 않으며, 군주에게도 질투하는 신하가 있으면 그 주변에 뛰어난 인재들이 모여 들지 않는다’라고 했다. 리더는 용인술로 그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다. 그만큼 리더의 자리에서 성과를 만들어 가기 위해선 조직원 중 어느 누구도 소홀할 수 없다. 시기심을 느끼는 동료로 인해 직원 개개인이 더 발전할 수 있게 도우며, 이를 통해 하나의 성과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세계 경제의 침체로 불확실성이 커진 경제에 직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뛰어난 상대에 시기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직원들의 시기심을 개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방치하지 말자. 리더 스스로도 자기 자신이 시기심의 늪에 빠져 있지는 않은지 점검하고, 시기심에 괴로워하는 직원들이 와신상담의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손이 닿는’ 리더가 되자.